06-05. 설비의 문제들

2015. 1. 26. 01:40집 짓기/집짓기 바이블

건축주 입장에서 보면 가장 예민한 문제가 설비 부분들이죠. 생활하다보면 직접 피부에 와 닿는 문제들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급배수 시설, 환기시설, 전기, 정화조 등... 만약 하수가 역류한다거나 보일러 제품이 아니라 배관 시설에 문제가 있다면 서둘러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또 서둘러 보수 시공을 하는 것보다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완전하게 보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죠.

돌이켜 생각해보면 기초의 높이와 정화조의 깊이, 각 배관 파이프의 위치와 경사도의 조절 등 건축주 입장에서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하나 하나의 시공과정들에서 이러한 설비 성능들이 결정되는 것이다보니 일일이 확인하고 점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인것 같네요.

그래서 이러한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감독하시는 '소장님'과의 신뢰가 그 만큼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설명하거나 서류만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사소한 변수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겠죠. ^^


(사진) 작년 매화꽃 한창일 무렵 시작된 기초공사. 기초의 높이와 각 배관의 위치와 시공에서 기본적인 설비성능이 결정된 셈이다.(그 만큼 설계가 중요하다. 현장의 사정과 추후 예상되는 시공까지를 감안한 최선의 설계. 그것이 답이다.)


저희 집의 경우에도 다행히 설비부분의 큰 문제는 없었지만, 당초 1층 벽에 매립했었던 에어컨 배관이 어느부분에선가 목공 과정에서 타카핀에 찍혔는지 가스가 새는 문제가 있었죠. 에어컨 설치팀과 인테리어 팀에서 하루 종일 전전긍긍 했지만 결국 보수하지를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벽채를 뜯어내고 재 매립하거나 배관을 노출시켜 설치하는 것도 마땅치 않아 결국 1층에는 에어컨 설치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이동형 제습기를 구입해서 장마철 눅눅한 공기를 제습하기로 하고 지난 장마와 여름을 무사히 넘겼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희 집 시공과정에서 가장 애를 많이 먹으신 분 중 한 분이 바로 '전기'기사님이 셨을 겁니다.

저희가 워낙 유별나게 복잡한 전기설비를 요구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CCTV에 창고와 다락 구석 구석까지 통신선 배선, 마당 전기배선까지... 게다가 조명등은 모조리 '필립스'제품들로 설치하여 드라이버 규격고 램프 하나까지도 손이 한 번 더 가야하는 귀챦은 작업이었던 같습니다. 지나고 보면 싫은 표정 한 번 짓지않고 밤늦게까지 작업해주신 기사님께 고마을 따름이네요.



@ [참고]. 설비의 품질과 기능이 단편적인 면들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기초공사에서부터 주위의 지형과 경사도를 감안한 시공, 추후 정원공사시 흙과 자갈 추가, 잔디 심기 등 당초 설계했던 기준에 비해 적지않은 변수들이 생기고 그것을 사전 예측한 시공이 중요합니다. 저희도 정원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마당 정화조 뚜껑과 수도 계량기, 배수로 덮개의 높이를 3번씩이나 높이기위해 재작업을 했었습니다. (로e가 주택자체에 대한 시공과정에서는 한 치의 오차없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었었지만 상대적으로 외부작업인 정원, 조경, 담장 등 하청을 통해 진행되는 작업에는 다소 소홀한 면이 없지않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정확한 토목설계와 정원설계 없이 작업이 진행된 때문이었죠.  그냥 좀 그렇더라는 이야기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