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두 번째 설계를 준비할 시점에서 선택하기를 잘 한 것들과 잘못했던 부분들을 하나씩 체크해 본다.
<잘 한 점들>
1. 시간이 지날 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주택의 가격보다 땅에 투자한 것은 참 잘한 일
2. 생활 동선을 분석하면 방보다 거실과 다락과 같은 공용공간의 활용도가 훨씬 높다.
3. 60%의 건축비를 부담하고 만든 다락에 사다리를 설치했더라면 오르내릴때마다 욕했을 것 같다.
4. 보기좋게 넓고시원한 거실 천정보다 막상 살아보니 아이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훨씬 유익.
5. 정원작업에 생각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돈이 든다는 것을 뒤 늦게 알았다. 전기, 통신 등 필요한 배선과 배관을 미리 해 둔 것은 정말 잘한 일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부속 건물 건축을 위해 상하수도 배관을 미리 도로쪽으로 옮겨 매설해 두었더라면 나중에 더 편했을 것을... 아쉽다.
6. 넓은 집을 포기한 대신 좁은 집을 넓게 쓰기로... 냉장고, 책장 등... 매일 사용하지 않는 생활용품들은 모두 집 밖에 수납하기로 하고 충분한 외부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옷과 아이들 용품은 다락에 수납하고 자질구레한 생활용품은 창고/ 야외창고/ 가데기 순으로 수납해 나갔다.
7. 자연 채광을 위해 창고와 가데기 지붕을 투명하게 하거나 창을 만든 것은 참 잘했다. 전기를 아끼는 것 보다 항상 드나들때 기분을 밝게 만들어 준다.
8. 모든 것을 하나로 해결하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주방과 주차장을 2개씩
(조금 아쉬운 것은 주방 동선을 조금만 더 짧게 만들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9. 목욕탕 때문에 정말 고민 많이 했었는데.... 천정에 패널형 난방기를 부착해서 정말 잘 쓰고 있다.
10. 벽에 옷 걸이 하나를 달거나 스위치 하나를 옮기려해도 내부 구조를 모르니 답답하다. 구조목과 내장제 위치를 꼼꼼히 찍어둔 것은 참 잘한 일이다.
11. 이사를 결정한 뒤 가장 걱정했던 것은 보안과 가족들의 안전. CCTV도 달고 온갖 방범장치를 고민해봤지만 제일 좋은 방법은 집을 개방하는 것. 아이들에게 인사를 잘 하도록 가르쳐서 온 주민들이 함께 보살피도록 하고
담장을 낮게해서 외부인이 접근하더라도 이웃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게... 그리고 마당에 개를 풀어놓아 '저 집은 큰 개가 돌아다니는 집'이라는 소문이 나게 한 점.
<아쉬운 점>
1. 이러 저러 편의 환경을 만들다보니 전기는 필수. 자급자족이 가능한 유일한 에너지. 태양광
2. 난간이 왜 필요한지 몰라...ㅋㅋ
3. 조명을 설계할 때 `색상과 밝기를 좀 더 고민했어야... 막상 살아보니 밝은 조명보다 어두운 조명이 더 편하고 아쉬운데... 10w 매립등을 지금의 반으로 했더라면 더 눈이 편했을 것 같다.
4. 거실등도 밝다. 4등짜리를 2등씩 나누어 쓸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스위치 배선때 미리 챙겼어야...
5. 아이들 방 가구 배치를 바꾸는 바람에 전기배선이 모두 엉망이 되어버렸다.
6. 미리 처음부터 나무 문을 하지 말았어야지...
7. 지금은 우리집 밖에 없지만 언젠가 옆집이 들어서면 빗물받이와 배수관을 설치해야 한다. 미리 위치를 살펴서 콘크리트 타설전에 파이프 하나씩 묻어두면 ok...
8. 샌드위치 판넬에 벽지 붙이지 마세요. 도배한지 보름만에 난민 수용소가 되었습니다.
9. 처음 3년간의 집안 관리가 집의 수명을 좌우한다는데... 집안 정리가 대략 끝나고 오것 조것 점검하고 체크하려니 메뉴얼이 없어서 애먹고 있다. 미리 미리 챙겨둘껄...
10. 설계도를 꼭 챙깁시다. 특히 각종 구조도와 배선도... 준공시 설계도서를 꼭 받아두세요.
11. 겨울에 금붕어 피난시키기가 번거로운 일이네요. 연못 팔때 항아리 하나 묻어두었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