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한 2014. 2. 8. 01:05


Canon EOS5 Mark2  F1.4  50mm ISO200

3년 전. 호주 연수를 다녀오면서 사왔던 토끼인형 '귀요미'
손때에 쩔어 털은 뭉쳐있고 바느질이 헤어질만큼 낡았지만 시연이의 유일한 절친인 이녀썩.
오늘 아침 시연이 방을 정리해 주다 침대 너머 한 쪽 구석에서 이 녀썩을 발견했다
. 한 이틀치 먼지가 앉아 있는게 이상하다싶은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난 한두 주 사이에 시연이 손에서 귀요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3년간 시연이가 하루 24시간을 손에서 놓지 않아 내내 마음 졸이며 걱정했던 이녀썩에 대한 집착을 어느새 시연이가 스스로 놓아주고있다는 것 아닌가.
와우! 이건 큰 사건이다.   허겁지겁 와이프에게 이 사실을 말했더니 와이프가 흥분하며 말한다

"정말?  몇 개월동안 하루도 쉬지않고 꾸준히 받아 온 클리닉 치료가 이제 효과가 있는가봐... 어머나... 어머나..."

그 동안, 엄마 아빠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오직 이녀썩에게만 속 깊은 마음을 터놓고 지내왔던 시연이가 이제 마음의 대화를 나눌 다른 대상을 찾은 것일까? 
조금씩 자신감도 찾아가고 독립심과 용기를 배워가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하다.

시연아. 화이팅!,  
귀요마 고마워. 그 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네가 해 줬구나.  이제 푹~ 쉬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