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배우지 못해 그저 하루하루 급급하게 살아왔을 세대.
순종과 전통이 미덕인 줄 알고 미련할 만큼 억척스럽게 살아왔지만 이미 세상이 바뀌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일찌기 산업사회를 겪었기에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준비할 줄 알았던 서양 노인네들에 비해
아직도 효(孝)와 미덕(德)을 기대하며 자식들에게 맹목적으로 희생하며 집착하느라 미처 한치 앞을 준비하지 못했다.
너무 빨리 사회가 바뀌면서 자식들과의 가치관이 달라지며 이제 더 이상 어울릴 수 없는 지경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어린 자식들에게 더 이상 '효도' 따위를 말할 의미가 없다.
척박한 지금의 현실은 더 이상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고, 기대하고 믿어왔던 가족과 사회는 무엇 하나
재대로 챙겨줄 수 있는 것이 없는 현실이 정말 개같다.
지난 주말. 오랫만에 할머니랑 '전국 노래자랑'을 함께 보며 시간을 보냈다.
살갑게 전화하고 자주 들리는 것 조차도 최선이 아닌 것 같아 조금은 의식적으로 등한시 했더랬는데
이렇게 보니 이제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도 않다.
모든 것들을 다 떨치고
그거 한 인간으로 평범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데 그게 그게 쉽지 않네,
지치고 힘들다는 표현을 하고 싶은데 자식들 어려워하는 기색이 보기싫어 애써 태연한 척.
쯧쯧...
두 할머니를 비롯해서 다음 할머니와 다다음 할머니 다다담 할아버지...
아이고 나는 더 잘 살고 싶다.
마음이 가는데로 욕심처럼 하고 싶지만
무엇이 우선이고 무엇이 나중인지 도무지 판단이 안된다.
이게 뭐야 시팔...